TIME

Super string theory 

Many Moments universe

Calabi–Yau manifold

그 때가 일곱살이라고 대충 생각 해버린 이유는, 내가 글을 읽을 수 있는

나이였고 다만 아직 학교는 들어가지 않았던 때는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때 아인슈타인의 책을 읽고 있었는데 그 책은 아이들을 위한 위인전이 아니었다. 아마 그 이전부터 내꿈은 과학자였으므로, 그 책을 읽게 되었으리라. 

책의 첫장에 아인슈타인은 시간에 대해 알고 싶어했으며,

결국 그 비밀을 알지 못하고 세상을떠났다고 했다.

바로, 그 순간이었다. 

나는 아인슈타인이 풀지못한  그 “시간”이란 비밀을 푸는 과학자가 되겠다고,
인생의 좌표를 설정했다. 

그렇게 꿈에 그리던 물리학과에 수석으로 입학해서,교수님의 기대를 받으며

1학년 학부생으로는 처음 양자역학 실험실 소속이 되었다. 옆 방에는 방 하나를

가득 채운 커다란 입자 가속기가 있었다. 

이렇게 흘러가는 이이야기의 다음순서는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정도는 되어야 할 것같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아니, 내가 그 길을 선택하지 않은것이다. 

(과연 노벨상을 받을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한 얘기는 차치해두고) 

한사람의 인생에서 운명같은 순간은 몇 번이나 찾아올까.

어린아이였던 나에게 “물리가 찾아왔듯 , 고등학생의 나에게 “영화”가 찾아왔다. 

다행히 이성을 붙들고, 계획대로 물리학과에 입학하긴 했지만,

이미 내 인생은 태풍의 소용돌이 속으로 휘말려 들어간 이후였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태풍속으로 걸어들어간 나의 인생은 여러 개의 버전으로 확장되었으며 2023년, 8번째 버전으로 업데이트되었다.

내 인생의 첫 화두였던 “시간”의 문제는 

“시간이 무엇인가? 만약 시간이 무엇이냐고 나에게 묻지 않는다면, 나는 안다.

만약 사람들이 시간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모른다” 는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말을 인용한 보르헤스에 기대어 위안을 얻었지만, 그렇다고 나의 관심이 물리를

벗어난 것은 아니다. 

요즘 양자역학이 대중적 키워드가 되었다는 사실은 무엇보다 즐겁다.

멀티버스, 초끈이론, 칼리비야우도형, 다순간우주… 

물리는 가능성 이상의 가능성을 생각하는 철학이며,

여전히 나는 물리를 좋아한다.